다들 설 명절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 오랜만에 만난 친지나 친구들과 거하게 한잔씩 나누었을 텐데요.
술을 마시면 다음날 어김없이 찾아 오는 것이 숙취입니다. 숙취 해소엔 시원한 복어탕만한 것이 또 없죠.
오늘은 이 복어탕의 주재료 복어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복어 예찬
복어의 그 맛은 예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정하였는데요.
서양에서도 3대진미로 알려진 ‘캐비아’ ‘트러플’, ‘푸아그라’ 다음으로 4대 진미로 꼽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복어 중에서도 황복을 좋아하는데 이 황복의 배를 중국 4대 미인중 한명인 서시의 유방 으로 비유하기도 하며, 소동파는 복어 맛을 가리켜 “사람이 한 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이라 극찬하였습니다.
일본은 주로 자주복을 좋아 하는데, 일본 시인 고바야시 잇사는 하이쿠에서 “복어를 먹지 않는 사람에겐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고 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일본인이 성스러운 산으로 여기는 후지 산을 볼 자격이 없다라는 뜻이죠.
복어독의 치명성과 복어독 증상
복어는 복어문 조기강 복어목에 속하는 여류를 총칭하며 전세계 적으로 약 120여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18종이 잡힌다고 합니다.
영어로는 Puffer라고 불리는데 이는 위험을 느낄 때 불룩해지기 때문에 훅 부는 물고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어종 자체가 그렇게 희귀한 생선은 아니라서 바닷가에서 낚시로도 심심치 않게 걸려오는 물고기입니다. 다만 복어 안에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 보유자가 아니면 요리해서 먹을 수가 없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테트로도톡신이 얼마나 독인지 알 수 있을겁니다.
복어독의 치명성
치사량에 따른 맹독 순위 |
|||
순위 |
독 |
치사량(ug/kg) |
생성 |
1 |
보툴리눔톡신 |
0.0003 |
보튤리뉴누스균 |
2 |
터타노스톡신 |
0.002 |
파상풍균 |
3 |
리신 |
0.1 |
피마자(식물) |
4 |
펠리톡신 |
0.2 |
미생물 |
5 |
바트라코톡신 |
2 |
화살독개구리(동물) |
6 |
테토로도톡신 |
10 |
복어(세균) |
7 |
VX |
15 |
화학합성 |
8 |
다이옥신 |
22 |
화학합성 |
9 |
d-투보쿠라린 |
30 |
쿠라레(식물) |
10 |
바다뱀 독 |
100 |
바다뱀(동물) |
한 연예인이 먹는다고 해서 유명해진 독인 청산가리도 테토로도톡신에 비하면 건강보조식품이죠.
복어독 증상
복어 독 테토로도톡신은 무미 무취로 먹을 때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습니다. 물에도 잘 녹지 않으며 열에 강하여 끓여도 파괴되지 않습니다. 복어 독에 중독되면 2~3시간 이내 입술, 혀끝, 손끝이 저리고 두통 복통 구토 증세를 호소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지각이 마비되고 언어장애가 오며 혈압이 낮아지고 호흡 곤란 증세까지 옵니다. 이후 전신마비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정지됩니다.
문제는 복어가 독을 저장하는 부위가 한 곳이 아니며 간장, 아가미, 안구, 위장, 담낭, 난소, 정소 등 다양하며, 복어의 종류에 따라 또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복어는 전문점가서 사서 먹는걸로 하는 것이 장수하는 비결입니다.
독 없는 양식 복어
그렇다면 복어는 어떻게 독을 몸 안에서 만들어 내는 것일까?
복어의 독 생성 비밀은 일본 나가사키 대학의 아라카와 오사무 해양생물학 교수가 독이 없는 복어 양식에 성공하면서 밝혀졌습니다. 복어에게 독이 없는 먹이만 먹여 여러 해 동안 양식했는데, 이 복어에서는 독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복어는 다른 바다 생물을 잡아 먹는 과정에서 자체에 독이 있는 먹이를 먹고 이 독을 배출하거나 제독하지 않고 체내 난소, 정소, 간 등에 저장해 놓는다는 가설이 입증 되었습니다.
따라서 아직 어린 복어나 양식장에서 자란 복어들은 몸에 독이 적거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조금만 먹어도 워낙 치명적인 독이기 때문에 여전히 독이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안전하게 제거하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양식복어와 자연산 복어는 어떻게 구분 할 수 있을까요?
의외로 간단합니다.
복어는 성질이 그렇게 온순한 생물이 아니라서 양식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많이 일어나고 좁은 양식장에서 키워지다보니 지느러미가 정상적인 개체가 별로 없습니다. 복어 전문점을 지나다가 어항에 있는 복어가 지느러미가 상처를 많이 입었다 싶으면 '아 저건 양식이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복어 음식
복어회
복어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복어회 입니다. 일본에서는 최고로 치는 고급 회입니다. 복어 회가 유명한 것은 생선살 특유의 탄력 때문인데 복어회를 뜨기 위해 칼을 들이대면 육질이 칼에 쫙 달라붙어서 놔 주질 않을 정도로 탄력적이기 때문에 복어는 되도록 회를 담는 접시가 비칠 정도로 얇게 떠야 복어회의 진정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복어회 가격
복어회 가격은 복어가 비교적 흔한 생선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가격을 자랑하는데 한 회식당의 메뉴판을 보면 자연산 감성돔이 120,000원인데 복어회는 150,000원으로 복어회가 더 비쌉니다.
복어탕
그리고 복지리라고 불리는 복어탕. 사실 복어요리는 복어탕이 진리입니다.
복어와 미나리를 잔뜩 넣어 끓여 내는데 미나리는 복어 독을 중화해준다고 한다지만 미나리에 의해 중화될 독이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죽어나갈 일조차 없었을 겁니다. 단지 속설일 뿐이니 과신하진 마시기 바랍니다.
복어지느러미
복어의 지느러미는 잘 말렸다가 불에 살짝 구워서 따끈한 정종에 담궈 술을 만들어 먹는데 노란 빛깔이 돌고 특유의 향을 내며 이렇게 만든 술을 ‘히레슈(ひれ酒)’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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