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들이 닥친 조류 독감으로 수천만 마리의 닭이 살처분 되었고, 그 중에는 국내 산란계의 30%가 포함 되었습니다.
이 여파로 저가의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인 계란의 가격이 대폭 올라 계란 한판 소비자 가격이 9000원을 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미국산 흰계란을 공수하여 급할 불을 껐는데, 계란 값 인상의 원인 중 중간 도매상들이 이윤을 이유로 재고를 풀지 않은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이번 수입 물량은 거의 재고가 소진되어 수입사 측에서는 추가 수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흰계란이 설 대목을 앞두고 엄청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계란이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흰계란이 우리나라에 없는 이유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독일 등의 나라에서 흰계란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흰계란은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는데 어떤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갈색계란이 주를 이루게 되었는지 간단히 살펴 보겠습니다.
- 우리나라도 70-80년 대까지는 흰계란이 80%이상 차지하였으나 1988년전후로 80%이상이 갈색닭으로 대체, 1990년대들어 백색닭은 10%이하로 떨어졌습니다.
- 현재 우리나라에서 흰계란의 판매량은 1%수준이며 99%는 갈색 계란입니다. 그것도 부활절이나 에그아트에 이용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 흰계란은 갈색계란에 비해 덜 비리고 담백하다고 알려졌으나 영양학적으로 성분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 언제부터 흰계란이 사라졌을까?
90년대 들어 신토불이 열풍으로 갈색은 시골에서 생산되는 고유 토종란이라는 생각이 고착되어 심지어 흰계란에 갈색칠까지해서 팔기도 합니다. 이리하여 재래 갈색닭이 토종닭으로 인식이 고착화되고 점차 수요자의 수요가 갈색닭을 선호하여 생산자도 이에 맞춰 갈색닭 주력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의 갈색닭도 모두 외래유입종으로 국산 토종닭은 이미 일제시대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 흰닭은 갈색닭에 비해 체구가 작아 사료소비가 10%정도 적어 농가나 소비자 모두 이득인게 사실입니다.
미국의 계란 분류
- 등급에 따른 분류
등급은 GRADE AA, GRADE A, GRADE B 세 가지로 나뉘는데 AA 등급은 계란 내에 AIR CELL(기실)이 쉽게 말해 빈공간이 거의 없고 B로 갈수록 커집니다.
또한 계란을 깼을때 AA등급은 흰자와 노른자가 탱탱하며 솟아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B로 갈수록 탱탱함이 힘을 잃어 옆으로 퍼지게 됩니다. 당연히 AA등급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 계란의 크기에 따른 분류
계란의 크기는 Jumbo, Extra Large, Large, Medium, Small의 다섯 가지로 구분되면 크기 별 대략적인영양소 함량, 무게 등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 닭의 사육 방법에 따른 분류
Cage Free
사진에서의 가운데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닭이 생산한 알입니다. 반대로 양옆의 닭들은 Caged 하지만 유럽이나 호주등 선진국들에서는 동물 권리 보호 차원에서 저런 사육 방식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대부분이 이런 방식입니다.
Free Range
사육장과 사육장 밖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놓은 닭 들이 낳은 알입니다. 낮에는 밖에 돌아다니다가 밤이되면 다시 사육장에 넣어서 키우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astured organic
완전 목초에 방목하여 키우는 방식으로 벌레나 지렁이들도 먹을 수 있는 만큼 자연 상태에 가깝게 크는 닭이라고 볼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생활하면서 키운 닭에서 나온 알이므로 다른 계란에 비해 노른자가 일반적으로 더 진하고 고소하다고 알려져 있고, 또한 비타민 A , E, 베타카로틴, 그리고 오메가3 지방산 등 여러 면에서 영양이 더 풍부하다고도 실험적으로 증명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미국산 계란은 엄격한 기준에 맞춰 생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계란의 현실
한편 우리나라는 아직 닭의 사육 방법에 대한 축산물 표시기준이 명확히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닭들은 닭장에 갇혀 먹이를 먹고 잠도 안자고 알만 기계적으로 낳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트에 가보면 혹 목초란이라고 이름 붙어 판매되고 있는 계란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위의 미국산 계란과 같이 목초에 방목하여 키운 방식이 아닙니다.목초란이라고 나와 있는 상품을 잘보시면 '먹고자란'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목초라고 불리우는 것을 먹은 닭'이지 '목초를 거닐던 닭'이 아닙니다. 여기서 목초는 슟으로 만든 목초액입니다. 똑같이 닭장에 갇혀서 단지 사료에 이 목초액을 섞여서 먹인 닭이 낳은 알입니다. 어찌되었건 불쌍한 닭일 뿐이죠.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선진국과 같은 계란 생산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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